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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랑통기타동호회

[중랑통기타동호회] 이수열 선생님의 '노래는 나의 인생'을 들으며

 

 

 

 

나의 기타 스승이었던 이수열 선생님의 <노래는 나의 인생>을 들으며..

 

오래전 중랑구민회관 문화교실 기타강좌를 통하여, 이수열 선생님을 만났고, 그 후론 설명절 때는 양말 컬레라도 설인사를 드리곤 하였다.

 

선물의 내용이나 크기에 상관 없이 선생님께서는 그때마다 "뭘 이런 걸 사오나" 하시면서 환하게 웃으시곤 하였다. 그러면 나는 멋쩍게 쑥스러운 표정으로 "늘 건강하세요"하고 인사를 하였다.

 

선생님께 주로 설 전 날, 그러니까 그믐날에 선물을 전해드렸는데 오늘이 세밑, 바로 그날이다.

 

2년 전 돌아가시고 난 후로는 그믐날은 이렇게 선생님을 추억하는 날이 되고 있다.

 

한번은 이수열 선생님께 '가수 이미자씨의 <노래는 나의 인생>을 들으면 선생님 모습이 떠오른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선생님의 눈가에 순간 이슬이 맺히는 걸 보았다.

 

이듬해 봄, 관악산 7080통사모 공연장에서 선생님께서 <노래는 나의 인생>을 부르시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그날의 감회는 깊다. 제자인 나를 기존 연주자들이 많음에도 어떻게든 기타연주자로 무대에 서게 해주려고 노력도 하셨다.

 

비록 반주기공연이었고, 기타잭 제대로 꼽아본적 없지만 선생님과 함께 무대에 선 그 순간은 늘 감동이었다.

 

암수술로 건강이 안좋았지만 살아있는 날이 덤이라며 매순간, 특히 노래하는 그 순간에는 최선을 다하셨다.

 

한번은 건대전철역 공연가시는데 따라오라고하여 갔다. 그런데, 너무 많은 인파에 주눅이 들어 어설픈 내 실력에 도저히 선생님과 함께 서서 연주를 할 수 없었다.

 

결국 멀찌감치 떨어져 선생님이 공연하는 모습 촬영만 하고 돌아왔는데, 돌아오는 차안에서 적잖게 꾸지람을 하셨다.

 

지나고보니, 그런 무대에 서보게 하신 것도 나를 위한 교육이었지 않았나하고 여겨진다.

 

한번은 갑자기 선생님께서 자신이 동춘서커스 악단 기타리스트였다고 내게 말한 적 있다. 기타를 배우게된 계기도 전국을 유랑하던 서커스악단원들이 자신의 집에 한동안 머물면서였고, 그들과 함께 그길로 따라나셨다고 하였다.

 

선생님은 그렇게 악단의 기타연주자로, 또 일본으로 건너가서 기타로 밥벌이생활을 하셨다고 하였다.

 

...

 

아무튼 그렇다. 오래전 관악산공연장에서 선생님께서 부르시는 <노래는 나의 인생>을 보며, 추억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임을 느낀다. 오늘 같은 섣달 그믐날엔 더더욱이다.

 

이글을 읽으신 모든 분들께 한해 소망으로 복많이 받으시라고 기원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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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jO1osvfW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