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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루터/나의글

나루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약10년 전이었을 겁니다.

 

한국통신 하이텔 소모임인 삼초방(sg873)에서 나루터란 아이디로 제가 활동을 한적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는 386컴퓨터가 이제 보급되기 시작할 무렵이었고 컴퓨터 살 형편이 안 된 저는 전화국에 산더미처럼 반납된 처치곤란 하이텔단말기로 pc통신을 처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전화국직원은 컴퓨터가 보급되면서 거의 사용하지 않은 하이텔단말기를 이제사 신청하러 온 저를 약간 갸우뚱하게 보더니 그 어떤 서류도 받지 않고 그냥 가져가라고 하더군요..^^)

 

전원을 켜고 삐~ 삐~ 하면서 01014번이었던가.. 그 번호를 통해 하이텔통신망에 연결되고..
하이텔초기화면이 뜨면 피시통신을 시작할 수 있게 되는 것이었습니다.

 

호기심 가득안고 가장 먼저 찾은 곳이 대화방이었고 그 곳은 삼십대초이면서 컴퓨터초보들이 주로 오는 '삼초방'이었습니다.


그곳을 찾게 되면서 나루터의 삶의 방향을 완전히 바꾸어버렸다면 믿을 수 있을려나.. 쿠쿠~

 

컴퓨터를 제법 잘 아시는 시샵(sysop)이었던 방장이 채팅하면서 컴에 대해 모르는 왕초보자들에게 채팅이나 전화를 통해 하나하나 알려주었죠. 그리고 즉석에서 대화방에 있는 사람들과 번개가 이뤄지기도 했었죠..

 

즉흥적인 동시에 뭐던 중독성이 강한 전 그런 재미에 빠지면서 하루가 멀다하고 집에만 들어오면 단말기 앞에 죽치고 앉았고 한달 전화비가 10만원이 훌쩍 넘기는 일도 생기기도 하였습니다.

 

일 마치고 집에 들어와 피시통신을 하는 제가 통신비 10만원인데 방장처럼 거의 하루종일 접속하고 있는 사람은 어떨까 했더니 저처럼 일반전화모뎀으로 하는 게 아니고 전용선인 co-ran을 사용하고 계시더군요.. 한달 내 연결해 놓아도 6만원인가.. 얼만가..

 

여튼, 대화방에서 독수리타법일지라도 대화를 이어나갈 정도로 왕초보를 벗어나면 소모임형식의 커뮤니티인 삼초방(sg873)으로 가입하도록 방장이 유도했고 거기서 게시판에 글을 올리는 실적에 따라 준회원, 정회원 승격을 시켜줬습니다.

 

정회원이 되기 위해 전 글을 무지 올렸고.. 그러다보니 정모에 나가면 나루터를 알아보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그 맛이 얼마나 달콤하던지..

 

상계동에 살고 있던 방장은 글도 많이 올리고 집도 가까운 저를 많이 아껴주었습니다.

어느 날 제 집에 한번 놀러 온 방장이 컴퓨터가 아닌 속도가 느린 단말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데 놀라워 하더군요. 그 단말기로 그 만큼 활동을 하고 있다는 데 적잖이 놀라는 눈치..였죠..^^

 

속도가 느린 단말기임에도 불구하고 대화방에서 뒷북을 거의 치지 않았습니다. 쿠쿠~

 

그러다 어느 순간, 단말기의 한계를 느끼면서 용산에 가서 컴퓨터를 구입하게 되었고.. 실질적인 컴퓨터 지식이 전혀없던 저를 위해 방장이 오후 시간을 제게 할애하면서 이 것저것 도와주었습니다.

집에와서 컴퓨터 설치까지도 직접하여 주셨지요..

 

컴퓨터를 사용하면서부터 어느새 제게 날개가 달려있었습니다.

대화방에서 날았다고 할까요?


들어오는 손님들에게 특수문자를 활용해 꽃방석, 돈방석, 가시방석 등을 내놓으며 손님을 맞이하였고, 글이나 정모후기는 편집기를 사용하면서 훨씬 수월하고 디테일하게 글을 작성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루터의 팬이 생기게 되었고 전 불과 6개월만에 부방장을 거쳐 방장이 되었죠.

.

그러다 얼마나 지났을까. 새로 가입한 연세대 국문과 출신이라는 신입회원의 '제대로된 글'에 자극을 받고 글쓰기를 배워야겠다 마음먹고 문화강좌 글쓰기 반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그 무렵 pc통신 시대가 가고 가정용 인터넷이 보급되고..
저는 누구보다 빠르게 인터넷을 받아들였습니다. 그것도 그 당시로는 비싸다는 인터넷 전용선 isdn을 설치하였죠.

 

그리고 개인홈페이지 '나루터'를 독학으로 구축하게 되었죠..

 

나루터 홈페이지는 그렇게 탄생하였습니다...

 

다음에 이어서 할게요..

 

넘 졸려요.. 쿠쿠~

 

- 달빛 머금는 나루터 -

 

 

조영남 - 사랑없인 난 못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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