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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자료/인물자료

포크가수 김희진 인터뷰

'포크가수' 김희진 "내 노래에 소녀시절 감성 추억하길"[인터뷰]

[티브이데일리=김진경 기자] "내 노래에 소녀시절 감성을 다시 느낄 수 있으면 좋겠어요"

포크가수 김희진의 청아한 목소리와 차분한 말소리는 듣는 이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든다.

김희진은 지난 2000년 혼성듀엣 '라나에로스포'의 마지막 멤버로 데뷔했다. "데뷔하자마자 원로가수가 됐죠"라며 웃음을 지어 보이는 그녀는 포크 가수의 마지막 세대로 통기타 라이브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가수가 되기 위해 달랑 200만원을 들고 사촌동생과 제주도에서 서울로 상경했던 당찬 소녀 김희진. 포크 가수 생활 10년이 된 지금에서야 "이 길을 이제는 평생 걸어갈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든다고 말한다.

다음은 그녀와의 일문일답이다.

처음 기타를 잡게 된 계기는

중학교 1학년 걸스카우트 예술제에서 남학생들과 장기자랑을 준비하던 중 "여자 아이들은 못 하니까 노래만 해라"라는 말을 들었다. 그 말에 불끈해 "나도 할 줄 알아"하고 거짓말을 하게 됐다. 그 후 거짓말이 들통날까봐 기타를 처음 손에 들게 됐다.

음악에 소질이 있었던 모양이다

어린시절 부터 막연하게 가수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늘 친척들이나 친구들 앞에서 노래를 불렀었다.

가수가 되기 위해 서울로 간다는 말에 부모님의 반대는 없었나

어머니가 사주를 본적이 있는 '딸은 객지로 간다'는 말을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잡지 않고 보내줬다. 부모님은 항상 내 의견을 존중하고 밀어주는 든든한 서포터즈였다.

90년대 말 발라드, 댄스 많은 장르의 노래가 유행했는데 특별히 포크음악에 매력을 느낀 이유가 있나

어린시절부터 기타를 치며 노래를 했고 정서적으로 나에게 꼭 맞는 노래라는 느낌이 들었다. 다양한 장르의 노래도 해봤지만 그럴 때면 내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고 있는 듯한 불편함을 느낀다. 기타를 들고 노래할 때가 가장 편한 것 같다.

통기타의 장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네추럴하다는 것이다. 통기타 음악을 들으면 고향집 마루에 누워 흩날리는 바람을 맞는 그런 느낌이 드는 것 같다. 또한 기타 하나만 있으면 어느 곳이든 콘서트 자리가 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인 것 같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가 있다면

정말 꼽을 수 없을 정도로 많다. 무대 하나하나가 정말 소중하다. 그중 굳이 기억에 남는 무대를 꼽으라면 시한부 선고를 받은 분들 앞에서 가진 무대인 것 같다. 절망 속에 살아가는 이들이 내 노래를 듣고 미소를 짓는 모습을 볼 때 가슴이 뭉클해지는 것을 느낀다. 내가 누군가에게 작은 희망을 줄 수 있구나라는 것에 감사할 뿐이다.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무대가 있나

기회가 주어 진다면 잊고 있었던 노래를 전해 줄 수 있는 무대를 매일 하고 싶다. 또 어린 친구들이 듣지 못해 안좋할지 모르는 많은 7080 세대의 노래를 들려주고 싶다.

어떤 가수로 기억되고 싶은지

이제는 그런 이야기를 조심스럽게 할 수 있는 시기인 것 같다. 사회를 노래하겠다 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그저 내 노래를 듣고 많은 이들이 잊고 있었던 소녀의 감성이 떠올리며 살며시 웃음을 지었으면 좋겠다.


[티브이데일리=김진경 기자 star@tvdaily.co.kr/사진=송선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