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이맘때다.
그날도 오늘처럼 비가 내렸다. 퇴근하려고 하는데 오너의 호출이 있었다. 자신이 운영하는 가든레스트랑에 어떤 모임행사가 있는데 취재를 지시하는 거였다. 오너는 전국지와 지역지, 이렇게 두 종류의 신문을 발행했고, 그중 난 전문스포츠관련 전국지 신문의 책임자로 있었다. 오너의 지시라 가지 않을 수 없었고, 막상 가보니 내가 취재할 대상이 아니었다. 그래서 지역지 담당 기자에게 전화를 하려는 찰라 어디선가 기타소리가 들렸다. 난 거의 무의식적으로 뭔가에 홀린 듯 기타소리가 흘러나오는 곳으로 갔다.
기타, 아니 통기타, 아니 더욱 정확히 말해 나의 7080통사모의 인연은 거기서 비롯됐다.
삶에 쫒기 듯 살아오면서 음악 감상은 좋아했지만 통기타를 튕기는 여유는 갖지 못했다. 아니 몇 차례 통기타를 접해보려는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그런데 그게 오래가지 못했다. 클래식 기타 학원에도 몇 개월 다녀보기도 했고, 혼자 독학으로도 좀 해보았지만 1년을 채 넘기지 못하고 포기하는 식이었다. 그렇지만 통기타에 대한 막연한 ‘동경’은, 늘 그것도 강력한 자석처럼 자리하고 있었다.
취재는 뒤로하고 ‘멍 때린다’는 말처럼 공연팀의 기타연습하는 모습을 한참이나 구경을 했다.
그로부터 한 달여 지난 어느 날 정식으로 그 공연팀을 취재하겠노라고 통보하고 그들의 연습실을 향했다. 이들의 취재가 있은 후, 난 ‘7080통사모’에 곧바로 가입을 하게 됐고, 거기서 구슬모아 카페지기님과 수여리 공연단장님을 만나는 행운까지 얻었다.
앞줄부터 시계방향 김미숙, 주규희, 차수나, 홍순양, 임춘석, 안정순
**기사 내용**
“기타 메고 집나간 아줌마들, 알고 보니 봉사(奉仕) 삼매경”
블루버즈, 추억과 낭만실은 자선공연으로 ‘통큰 감동’ 선사
넘치는 끼와 가공할만한 실력, 거기에 사춘기 소녀 같은 감성까지.
요즘 경기 서남부일대를 강타한 음악그룹이 화제다. 가는 곳마다 사람들을 불러 모으며 인기를 폭발시키고 있다. 신세대 인기그룹 슈퍼주니어나 소녀시대 못지않은 유명세를 치루고 있는 그들은 놀랍게도 40대 중후반 아줌마들.
블루버즈(BLUE BIRDS)는 6명의 멤버로 구성된 통기타 여성중창단이다.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아줌마중창단이다. 이들이 외부에 어필된 것도, 실력도 물론 좋지만 순전히 '아줌마'였기 때문이다. 지역 아줌마 축제에서 여러 차례 입상을 하면서였다.
지난 30일, 블루버즈의 연습실이 있는 안양시 평촌동주민센터를 찾았다.
딩가딩가 딩가딩가. 왁스(WAX)의 '슬퍼지러 하기전에'가 흥겨운 기타리듬에 맞춰 흘러나오고 있었다. 곧이어 하모니카 연주와 함께 7080세대의 대표곡인 '꿈의 대화'가 나왔다. 그때 시간이 오전 10시. 단원들은 공연준비를 위해 아침부터 나와 기타연습을 하고 있었던 거였다.
"행사가 많은 5월엔 연습시간이 늘 부족해요"
블루버즈 리더 김미숙(49)씨의 말이다. 복지시설위문공연 등 평소에도 바쁘지만 가정의 달인 5월은 더욱 그렇단다. 주말엔 빡빡한 스케줄로 정신이 없을 정도라고.
그래서 김씨는 단원들에 대한 고마움이 누구보다 더하다.
"각자 가정이 있고 생활이 바쁜데도 같이 연습할 땐 누구도 빠지지 않아요. 개인별 기타공부도 열심이고요."
김씨의 말자체가 연습을 독려키 위한 또 다른 채찍이었다. 팀원들 또한 피나는 연습을 통해 오늘의 블루버즈가 탄생했다면서 기타연습은 곧 생활이라고 했다.
팀명 '블루버즈'는 김씨가 마테를링크의 동화극 '파랑새'에서 착안해 작명했다. 파랑새에는, 행복은 산 넘고 물 건너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우리 가까이 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지난 2004년 창단한 블루버즈는 올해로 5년째다. 멤버들은 그전에 지역문화센터에서 언니동생으로 지내며 기타는 취미로 배우는 정도였다. 그러다 행복을 나누며 소박한 봉사나 하자고 블루버즈를 구성한 것이다.
블루버즈는 통기타로 맺어진 '통통한' 우애를 바탕으로 팀조직력을 키웠고, 저마다 갖춘 발군의 기타연주 실력과 호소력 짙은 가창력으로, 열정이 녹아있는 감동의 '통큰' 공연을 펼쳐왔다.
이들의 공연은 모두 자선봉사차원에서 이뤄진다. 아울러 블루버즈의 인터넷카페(http://cafe.daum.net/blue-birds)에는 감동의 자선공연을 접한 팬들의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멤버들 중 막내인 안정순(43)씨는 "공연을 준비할 때는 많이 힘들고 지치지만, 공연 후 객석의 반응에서 그동안의 고생이 눈 녹듯 사라진다"면서 "블루버즈를 통해 꿈을 펼칠 수 있어 행복하다"고 활동보람을 말했다.
블루버즈가 이처럼 활발한 봉사활동을 펼치며 공고한 자리매김을 할 수 있었던 것은 가족들의 아낌없는 후원과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특히 남편들의 이해와 도움은 절대적이다. 공연전후로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 것은 물론 공연 때마다 무거운 음향장비를 운반해 주며 응원을 하고 있다. 멤버들은 이구동성으로 블루버즈의 성공은 남편들의 '통큰' 외조덕분이라고 했다.
그렇다고 블루버즈가 여유 있는 건 아니다. 제대로 된 연습실조차 아직 구비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지 지역주민센터에 빌붙어 있는 처지로 마음 놓고 기타를 치며 연습할 수 있는 상황은 못 된다는 것.
하지만 블루버즈의 멤버들은 희망의 미소를 잃지 않는다. 언제든 공연을 펼칠 수 있는 아름다운 음악이 준비가 돼있고, 그들을 기다리는 많은 팬들이 있으니까. 그래서일까. 멤버들은 벌써부터 다음 공연을 위한 음악준비로 그들만들의 '통큰' 호들갑을 떨고 있다.
실제 기사에 나온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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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버즈와 나루터
취재 인연으로 특별한 이벤트 취재현장에 블루버즈 멤버들을 초청하기도..
(왼편 3번째 분은 대한민국 합기도계의 거목 서인선 총재)
아무나 오를 수 없는 링 위에까지~ 쿠쿠~
지난 겨울 블루버즈 연습실에서..
블루버즈의 거리공연 모습
- 달빛 머금는 나루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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