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랑통사랑/나의글

[즐감] 생강차마시며 적는 7080통사모 제12차 정모 후기 1

면목부동산 2011. 1. 8. 12:02

 

긴장이 풀린 탓일까. 아침부터 몸살기운이 있는 게 머리는 어질, 목은 칼칼, 눈은 퀭해 몰골이 영 말이 아니다. 정모에 연이은 실버카페공연 그리고 어제 늦은 밤까지 월마감.. 아낸, 아침부터 골골거리는 나를 보고 쌤통이라는 듯 출근해야 한다며 생강차 하나 덩그러니 끓어놓고 휑하니 나가버린다.


차질 없는 7080통사모 정모를 위해 또 운영진은 어떠했을까. 미뤄 짐작이 가는 아침이다.


정모날이었던 지난 토요일 아침. 시골 처가에서 직접 재배한 생강의 판로가 마땅찮아 그래도 시골보다는 ‘돈이 잘 돈다’는 서울 사는 딸한테로 생강 60kg을 보내와 아내는 그것을 1kg 단위로 비닐봉지에 나눠 담고 있었다. 아낸 그것을 자신이 다니는 교회 혹은 여기저기 지인들한테 ‘떠넘기듯’ 팔 요량이다. 그걸 몇 년째하고 있다. 시골 장모님도 재배한 생강 판로 걱정은 없는 듯 늦가을만 되면 서울로 무더기로 보내온다. 그것 때문에 생강이 다 소진되는 동안은 그렇잖아도 좁은 집이 말이 아니다.


정모로 귀가가 늦을 걸 대비해 아내의 환심이라도 살 요량 “생강 몇 봉지만 줘. 파는 거 좀 거들어 줄게” 했더니, 아낸 ‘웬일이냐 듯’ 부랴부랴 챙겨준다. 그리고 머리 손질하러 미용실로 향했다.


오전 11시 반쯤 미용실에 앉아 머리를 손질하고 있는데 휴대폰이 울렸다.

“여보세요?”

“네, 나루터님. 단비입니다. 오후 2시정도에 도착할 거 같습니다.”

“네, 단비누님. 그 시각에 맞춰 마중 가겠습니다.”


난 정모 시작시간이 오후 4시라서 3시 전후로 도착을 예상해 여유를 좀 부렸는데, 시간을 계산해 보니 여유가 그리 많지 않았다. 단장님도 내 차로 모시고 정모에 가기로 약속이 돼있기에 더욱 그랬다.


단장님께 전화를 드렸다.

“단장님, 30분 먼저 도착하도록 하겠습니다.”

“왜?”

“경남에서 올라오시는 단비님을 마중나기로 돼있는데 도착시간이 앞당겨질 거 같습니다.”

“그래? 오늘 날씨가 무척 추운데 바깥에서 기다리게 할 수 없지. 그럼, 그렇게 해.”


단장님을 태우고 단비님 일행을 모시러 강남고속버스터미널로 향했다. 가는 도중, 배고파 도착할 단비님 일행을 위해 동부간선도로에서 파는 호두과자 두 봉지도 샀다. 그날따라 바람은 억세게 불어 마치 한 겨울 같았다. 길가에 가로수 이파리들은 낙엽 되어 바람에 휘날리며 땅바닥에 채 떨어지기도 전에 휘몰아치는 바람 따라 이리저리 휩쓸리며 나뒹굴고 있었다.


2시.

“어디쯤이세요?”

“아네, 나루터님. 여기 아직 천안이예요.” 쿵~


아마 한 시간은 더 기다려야 되지 않을까. 단장님께서 기다리는 그 시간을 무료해 할까봐 음악인생 얘기보따리를 풀어놓았고, 난 인생교훈 얻듯 들었다. 호두과자를 둘이서 사이좋게 나눠먹으면서.


3시.

“나루터님, 어디예요?”

“네 고속버스터미널 전철역 8번 출구 맞은편에 있어요. 신세계 백화점 바로 맞은편요.”


토요일이라 백화점과 터미널 이용객이 뒤엉켜 차도는 차도대로, 인도는 인도대로 혼잡하기 이를 데 없었다. 멀리 단비님이 눈에 들어왔다. 옆에는 로즈피어님.


단비님께서도 횡단보도를 건너시면서 나루터를 알아보셨는지 손을 흔드셨다. 첫 대면이다. 차에 앉아계셨던 단장님께서도 내리셔서 단비님을 맞이했다.


정모장소로 서둘러 가야지. 라이파이님께 전화를 걸었다.

“파이누님, 몇 동 몇 호세요?”

“응, O동 O호.”


도착해서 아파트지하주차장에 차를 대려면 정문 앞에서 동호수를 얘기해야 출입을 허락해주기에 그랬다.


터미널에서 이수교방향으로 가는데 주차장을 방불케 할 정도로 차가 꼼짝달싹 하지 않는다. 단장님과 단비님, 로즈피어님은 2년만의 해후라며 이런 저런 얘기를 쏟아내고 있었다. 단비님은 사실상 이번이 서울 첫 나들이고, 촌(村)사람이니 촌티 내더라도 이해해달라며 차안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흑석동 중앙대 앞을 지나 원효대교 남단에서 좌회전을 해서 노량진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재미있는 얘기에 정신이 팔리다보니 나도 모르게 노들길로 그대로 직진을 하고 말았다. 멀리 63빌딩이 눈에 들어왔다. 63빌딩이란 말에 단비님 눈이 휘둥그레지시면서 직접 처음 본다고 했다.


운전대를 잡은 나는 이미 차를 여의도 63빌딩을 향해 몰고 있었다. 나는 운전수, 단장님은 ‘여기는 어디, 저건 뭐’하며 설명하는 관광가이드였다. 차는 MBC문화방송국을 돌아 여의도 봄벚꽃길로 유명한 국회의사당 뒷길을 돌고 있었다. 벚꽃가루 날리는 걸 상상하며 의사당길을 지나 정모현장인 대방동을 가기위해 원효대교 남단에서 우회전하려는데 전화가 울렸다. 겨울사랑님이었다.


“여기 대방역인데, 몇 번 출구가 맞나요? 대방웨딩홀가는 방향으로 가면 되나요?”

“에~, 에~, 잘 모르겠는데요. 곧 거기 도착하니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4시에 여기서 만나기로 돼있었잖아요.” 쿵~


깜빡하고 있었다. 전화하기로 했는데도.

시간을 보니, 4시 16분. 추웠을텐데 미안한 맘에 신호도 무시하며 해군본부앞에서 불법유턴을 자행했다. 쿠쿠~


그리고 도킹. 겨울사랑님을 차에 태우고 출발하려는가 싶었는데 정모장소가 바로 눈에 들어왔다. 쿵~ 겨울사랑님 속으로 아마 ‘이렇게 가까이 있을 줄 알았으면 추운데 떨지말고 그냥 걸어올걸’했을지도.


단비님과 로즈피어님. 예상과 달리 정모장소로 홍보됐던 보리밥부페집 간판이 초라했는지 의아심에 “여긴가요?”하는 찰라에 단장님께서 “여기 좋습니다. 오붓하고 모임장소로 참 괜찮은 곳입니다”하며 일행을 안내했다.


차를 파킹하고, 기타와 카메라를 들고 지하에 있는 정모장소라 내려갔다. 입구에서 이번 정모 준비에 중책을 맡으신 나타샤님과 하니님께서 접수와 안내를 맡고 계셨고, 구슬모아 카페지기님과 라띠노님, 표범총무님, 하늘사랑님 등이 공연장비 등을 설치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일찍 오신 회원님들대로 서로간의 인사와 허기를 달래는 식사가 이뤄지고 있었다.


그때 이미 도착해 계신 회원님들은 구슬모아 카페지기님을 비롯, 라띠노님, 총무님, 하니님, 라이파이님, 산숲님, 하니님, 나타샤님, 히트오천님, 하늘사랑님, 팝송님, 청우동님, 초롱이님, 작은여인님, 본드님, 루비님, 왕과비님, 솔향기님, 풀입사랑(평 화)님, 새벽별님, 그리고 유영훈님 등이셨고, 단장님, 단비님, 로즈피어님, 나루터가 합류했다.


곧이어, 솔로몬님, 혜경님을 비롯 지암님, 가을신사님, 그리고 아름다운님이 반갑게 들어오셨다.


정모 플래카드가 나붙고 연주팀이 악기를 들고 연주준비를 맞춰갈 즈음 표범총무님께서 정모시작을 알리기 앞서 자리배치를 사각원모양으로 만들자고 했다. 그래야 서로 얼굴을 마주볼 수 있고, 정모의 의미를 드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누가 먼저라 할 것 없이 앉았던 자리에서 일어나 탁자와 의자를 옮기기 시작했다.


입구에선 뭐가 그리 급했던지 매력여인님께서 허겁지겁 들어오고 있었다. 매력여인님께서 초청한 유영훈님께서 먼저 도착해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런가하면, 단비님께서는 서울님들께 노래선물을 하겠노라고 기타연습을 하고 있었다. 그 사이 장동건님이 도착하셨다.


자리정리가 어느 정도 잡혔을 무렵 참석한 회원님들의 박수소리와 함께 총무님께서 정모공식시작을 알렸다. 서로 마주한 사람과 인사를 나누고 술잔을 채웠다. 처음 오신 회원님들을 위해 통사모의 공식 건배어 ‘통사, 모! 통사, 모모! 통사, 모모모!’에 대한 짧은 교육이 이뤄지고..


단장님의 건배제의에 따라 ‘통사모’ 건배어가 술잔을 움켜쥔 회원님들의 입에 짝짝 달라붙어 내뱉어짐과 동시에 ‘나는 자랑스러운 통사모회원이다’하며 통사모 회원으로서 자긍감을 갖도록 만들었다.


단장님과 지기님의 인사말과 함께 멀리서 경남통사모를 대표해 오신 단비님의 인사가 이뤄지고..


이궁~ 후기1은 여기서 접고.. 후기2는 건대역 근처에 있는 연습실 들렀다와서 적어야겠습니다. 무엇보다 올해 들어 갑작스럽게 노안(老眼)현상이 발생해.. 금방 눈이 침침해 지는 게..

지금이 그렇습니다~ 그럼..


- 달빛 머금는 나루터 -

 

 

 

 

 

 

김목경 - 부르지마